[증자와 감자] 4. 무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2021. 7. 10. 00:21
반응형

무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알아보기

 

 

이전 글에서 무상증자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증자와 감자] 3. 무상증자란? - 씨젠으로 살펴보는 무상증자 과정

 

 

무상증자의 경우 주식 수는 늘어나지만 회사에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회사의 총자산에는 변동이 없는 회계상의 변동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에 있어서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정 이벤트"를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주가가 오르기도, 내리기도, 춤을 추기도 합니다. 당장 회사가치에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말이죠. 이번 글에서는 무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무상증자가 좋아요!

기업의 가치가 똑같다고 주가도 같은 것은 아니죠. 무상증자는 대부분의 경우, 시장에서 환영받는 공시입니다. 공시 시점의 네이버 게시판을 몇 개 살펴보면...

 

잔치집 1
잔치집 2

 

무증인데도 별 반응이 없어서 불만인 경우도...

 

무증인데 안올라서 짜증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죠? 일단 "무상증자"라는 이벤트 자체는 좋은 소식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무상증자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시장 참여자의 반응을 볼 때,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무상증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인

 

  •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 주가가 저렴해 보이는 착시가 일어난다.

 

는 어디까지나 미래의 일입니다. 무증을 완료하고 난 후의 일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공시 발표 직후 바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은 "기대감"을 먹고 사니까요.

 

공시 후의 흐름에 대해서는 다음의 기사를 살펴보면 약간의 힌트가 있습니다.

 

무상증자 올라타면 무조건 돈 번다?

 

www.chosun.com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코스닥 상장사들은 총 454차례 무증을 했는데 무증 발표 후 14일째가 되던 날의 누적 수익률이 7%로 가장 높았다. 무증 발표를 듣고 해당 주식을 단기 투자 목적에서 샀다면, 보름 전후 팔았을 때의 평균 수익이 가장 높았다는 얘기다. 이후에는 계속 주가가 빠져서 무증 발표 후 한 달이 지나면 사실상 본전치기에 그쳤다.

 

 

즉, "무증이 호재"라는 기본 인식 + "사실 기업 가치가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바탕으로, 단기간 상승 후에 털고 나가는 사례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간으로 특별히 이득 될 것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죠.

 

여러 케이스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호재.
장기적 영향은 글쎄?

 

 

장기적으로는 형식적 증자인 무상증자보다는, 결국 실적이나 시장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무증이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주가가 하락한다면 언제든지 거꾸로 이유를 붙여댈 수도 있죠.

 

  • 주가가 싸보여서 우량기업의 냄새가 나질 않아!
  • 주식수가 너무 많아서 무거워.
  • 무증을 해야할만큼 주가 상승 동력이 없나?

 

이러나저러나 주식은 어렵습니다.

 

대기업은 무상증자를 잘 안 하나?

큰 기업들이 대규모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는 드물어 보입니다. 이미 우량한 회사인 것은 너도 나도 알기 때문에... 딱히 무증을 통한 이미지 개선을 할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굳이 주가 부양을 해야 할 당위성도 크지 않습니다.

 

무증을 하더라도 1주당 0.05주 등, 크게 영향이 없는 수준에서만 진행하는 것 같네요. 참고로, 삼성전자의 마지막 무상증자는 1996년인가 봅니다.

 

삼성전자 31% 무상증자-주가는 큰 움직임 안보여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는데도 주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오는 3월13일을 기준일로 30.4%의 무상

news.joins.com

 

해당 기사를 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있네요

그러나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보다 2천원 오르는데 그쳤다.거래량은 23만2천주로 직전 1주일간의 거래량을 훨씬 웃돌고 있다. 무상증자후 최소한 하루나 이틀 정도는 상한가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관계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가 예측은 어렵네요 :-)

 

큰 기업의 경우 유동성을 늘리고 싶은 경우라면, 무증보다는 액면분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이한 무증

적자기업이 순전히 주가 부양의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주식을 발행하며 쌓아둔 주식발행초과금을 자본금 계정에 옮기는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죠. 이 경우, 호재로 해석해야 하는지 조금 애매한 느낌이 있습니다.

 

또한 유상증자를 하면서 동시에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는 보통 주주의 유상증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당근을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몇 가지 샘플

워낙 무상증자의 케이스가 많아서 다 해석할 수는 없지만, 몇몇 종목에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재미(!)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차트는 네이버에서 캡처한 것으로 권리락이 보정된 차트입니다)

 

아래는 2019년의 케이엠더블유의 무상증자 후 주가 차트입니다. 막상 무상증자 공시 당일에 큰 변화는 영향은 없어 보이는데 그 이후로 어마어마하게 상승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기간의 상승이 단순히 무증의 영향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실제로 2019년 실적이 엄청나게 개선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영향이었겠죠?

 

2019년 실적 개선!

 

다음은 유유제약의 주가 차트입니다. 올해 무증 공시 발표 당일 급등 후, 단기간에 2배 이상 급등을 했습니다.

 

유유제약

 

그런데 공교롭게도 추가 상장 (H) 이후 다시 급락을 해서 원래 수준에 근접하게 되었습니다.

 

역으로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보가 새어나간 걸까요? 무상증자 발표 전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는, 공시 당일 장대음봉을 보이면서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결과적으로 무증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끔은 초(!) 악재가 발생한 이후 무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 올리패스나 에이치엘비의 경우, 악재에 의해서 단기간 주가가 급락한 상태에서 무상증자가 진행되었습니다.

 

올리패스

 

에이치엘비

 

올리패스의 경우 워낙 하락의 힘이 강력해서 무증 이벤트가 힘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고, 에이치엘비의 경우 단기간으로는 어느 정도 회복했습니다.

 

맺음말

주입식으로 "무상증자=호재"로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주식의 IQ가 너무 높습니다. 단기간 상승 후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하고, 주욱 상승하기도 하고, 별로 상승하지 못하기도 하고... 몇 개만 살펴봐도 그때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상황 (특별한 악재가 없다거나, 단기간 급상승한 상태가 아닌)에서는 무상증자 공시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무증을 받을 것이냐 그전에 처분할 것이냐는 개인의 선택이겠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