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와 감자] 3. 무상증자란? - 씨젠으로 살펴보는 무상증자 과정

2021. 6. 24. 18:15
반응형

무상증자 정의 및 절차 알아보기 

 

 

무상증자란 무엇일까요? 앞선 두 개의 글에서는 유상증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1. 유상증자란? - 대한항공으로 살펴보는 유상증자

 

2.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유상증자의 경우, 회사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무상증자의 경우는 다릅니다. 신규 자금의 납입이 없는, 일종의 "형식적 증자"이죠.

 

이번 글에서는 무상증자란 무엇인지, 왜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씨젠의 무증 과정을 통해서, 무상증자가 진행되는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무상증자란?

신주를 발행하여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증자라고 합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면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를 유상증자라고 하며, 자금을 유치하지 않고 무상으로 주식을 발행하여 나눠주면 무상증자라고 합니다.

 

물론 아무에게나 추첨으로 주는 것은 아니고 기존 주주에게 나누어 줍니다.

 

 

무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는 늘어나지만 회사에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회사의 총자산에는 변동이 없는 회계상의 변동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에 있어서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식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기업의 자본금( = 액면가 × 주식수)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회사 재무상, 자본금이 늘어난 만큼 어딘가에서는 감소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회사에 어느정도의 여윳돈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다고 무턱대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증도 여윳돈이 있어야...

 

2. 살짝만 더 깊게 파고들면...

무상증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회계, 상법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량 부족으로... 간략화해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회사의 자산을 알아볼까요?

회사의 자산은 크게 자본과 부채로 나누어집니다. 여기서 자본은 다시 자본금과 잉여금으로 나누어지죠.

 

 

무상증자는 회계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바로 잉여금 부분에서 자본금 쪽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체 자본에 변화는 없겠죠? 단지 회계상으로 돈의 계정과목만 변할 뿐입니다.

 

잉여금은 줄고 자본금은 늘고

 

구체적으로는 자본잉여금 또는 이익잉여금 중 법정적립금을 이동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비슷한 효과의 주식 배당은 미처분이익잉여금에서 자본금으로 이동하는 경우입니다.)

 

무증 공시를 살펴보면 자본잉여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을 재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출처: 2019년 케이엠더블류 무상증자 결정 공시

 

[주식발행초과금]
주식을 발행하고 남은 돈을 의미합니다. 주식을 신규 발행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자본금에는 발행주식의 액면가를 기준으로 전입이 됩니다. 그런데 유상증자 등으로 신규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액면가 이상의 가격이 형성되므로 남은 차액이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자본잉여금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3,000원에 유상증자한 경우, 자본금은 (500원 × 신규주식수) 만큼 늘어나고, 주식발행초과금은 (2,500원 × 주식수) 만큼 늘어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무상증자는 회사의 총자산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회사 가치가 변하는 것도 아니죠. 사실상 회계상의 변경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왜 하는 걸까요?

 

 

3.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가 뭐야?

유상증자라면 어쨌든 회사에 돈이 들어오는 것이니 달라지는 게 눈에 확 보입니다만, 무상증자의 경우는 뚜렷하게 보이는 이유가 없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별히 이득이 될 것이 없을 것 같고, 가치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수가 늘어나긴 하지만 결국 권리락 과정을 거쳐서 주가가 낮아지므로 조삼모사가 되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업 이미지 개선

 

무상증자는 그 자체로 기업이 건전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무상증자를 하면 자본금이 늘어나고 잉여금이 줄어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자본 잠식에 취약해진다고 볼수있죠. (자본 잠식은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증자를 했다는 것은 

 

"우리 회사는 이익도 많고 튼튼해!"

 

라고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정적으로 우량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는거죠. 다만, 적자기업이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무증을 하는 경우도 적잖이 있습니다.

 

제약ㆍ바이오 상장사, 적자에도 줄줄이 무상증자 결정한 이유는?

(게티이미지뱅크)이달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줄줄이 무상증자를 결정하며 주가부양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만 적자상태에서 진행한 경우, 주가에 긍

www.etoday.co.kr

 

 

□ 유동성 공급 + 접근성

 

무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는 늘어나게 됩니다. 만약 기업의 주식 수가 너무 적어서 유동성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해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권리락을 통해서 주가가 낮아지게 되는데, 착시효과로 인해 주가가 싸게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주식수는 늘어나고 가격은 내려가므로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액면분할의 효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주식시장에서 무상증자는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기업 가치에 대한 변화는 없으므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무증 자체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씨젠으로 보는 무상증자 과정

무상증자의 과정은 자금 납입 등의 과정이 없는 만큼, 유상증자보다는 절차가 단순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무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좀 더 이해가 쉽겠죠?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씨젠(096530)의 무상증자 과정을 통해서 진행 절차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씨젠 무상증자 공시

2021년 4월 8일, 씨젠의 무상증자 공시가 장 중에 등장합니다.

 

씨젠의 무증 공시

 

몇 가지 살펴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주배정기준일은 4월 26일:

무상증자에 참여하여 신주 배정을 받으려면 4월 26일(월)에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D+2 결제일을 사용하므로 무증에 참여하려면 4월 22(목)까지는 매수를 해야합니다.

 

□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1주

100% 무증입니다. 만약 신주배정기준일에 1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신주를 100주 배정받습니다.

 

□ 신주 상장일은 5월 20일

새로 발행된 주식은 5월 20일부터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이 공시는 오전 10:30경 발표되었습니다. 발표 직후,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라 30분간 거래가 정지되었습니다.

 

공시 후 30분 거래정지

 

[코스닥시장공시규정]
제37조(매매거래의 정지)
①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이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시, 해당 종목의 매매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
... 
2. 주가 및 거래량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으로서 세칙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시하는 때

[코스닥시장공시규정 시행세칙]
제18조(매매거래의 정지 및 재개)
① 규정 제37조제1항제2호에서 “주가 및 거래량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으로서 세칙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이하와 같다.
1. 규정 제6조제1항제2호가목의 (1) 또는 (2) 중 배정비율이 100분의 20이상인 무상증자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이상인 자본감소 또는 주식소각
... 

 

 

공시 후 시장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아래는 공시 발표 당일의 씨젠 5분봉 차트입니다.

 

공시 당일 5분봉 차트

 

공시전 140,000원 아래이던 주가가 무증 공시로 인한 거래정지 후 재개된 거래에서 바로 160,000원으로 엄청난 갭상승을 했습니다. 일단, 당일은 호재로 받아 들여진 거겠죠? 장중 178,700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장 후반에 상승분을 반납해서 최종 약 19%의 상승을 이뤘습니다.

 

공시 직후 시간의 네이버 토론 게시판의 모습입니다.

 

잔칫날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ㅎ 단, 안타깝게도 공시 직전에 5프로 먹고 던졌다는 분이 보이네요.

 

#2. 신주배정기준일과 권리락

신주배정기준일은 2021년 04월 26일입니다. 즉, 무증을 통해 신주를 받고 싶다면 2021년 4월 26일에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D+2 결제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4월 26일(월)에 주식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2 영업일 전인 4월 22일(목)까지는 매수를 해야 합니다. 반대로 무증을 받고 싶지 않다면 4월 22일(목)까지는 꼭 매도해야 합니다.

 

  • 신주배정 기준일: 2021년 04월 26일(월)
  • 권리 확정을 위한 거래 기한: 2021년 04월 22일(목)

 

▷ 권리락

자, 그런데 4월 22일까지 매수를 한 사람은 신주 상장 시 공짜로 현재 가진 주식수만큼의 신규 주식을 받을 기회를 얻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자산이 하루아침에 두배가 되는 것이죠. 반면 4월 23일(금)에 매수한 사람은 무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고, 당연히 신규주도 받을 수 없습니다.

 

말이 안 되죠?

 

따라서 무증 권리가 사라지는 4월 23일에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권리락을 실행하게 되며, 4월 23일이 "권리락일"이 됩니다. 이렇게 하면 22일 매수한 사람과 23일 매수한 사람의 형평성이 맞춰지겠죠.

 

4월 22일(목) 4월 23일(금) 4월 26일(월) 4월 27일(화)
권리 O 권리 X 기준일 -
권리락 기준가 결정 권리락 22일 매수분 (권리O) 결제 23일 매수분(권리X) 결제

 

 

권리락 기준가의 계산 방법은 단순한 편입니다. 시가총액을 동일하게 유지하면 되므로 늘어나는 주식 비율만큼 가격을 내려버리면 됩니다. 구체적인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무상증자 권리락 후 주가 계산 방법
① 권리락 전날의 종가
② 무상증자 비율

권리락 후 기준가 = ① / (1+②)

※ 호가단위 미만은 절상

 

 

씨젠의 경우에 대해서 한번 계산해볼까요?

 

  • 22일 종가: 195,000원
  • 무상증자 비율: 0.99077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

 

1주당 신규주식 배정 수는 1주이지만 기업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 242,046 주에 대해서는 무상증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공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무증 비율은 1보다 약간 낮은 약 0.99077 (= 25,991,974 / 26,234,020)로 계산됩니다.

자기주식은 제외


따라서 씨젠의 권리락 후 기준가는 195,000 / 1.99077 = 97,952원이 되며, 호가단위로 절상하여 최종적으로 98,000원이 됩니다. 정확한 계산은 권리락 전일에 공시로 알려주기 때문에 굳이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권리락 기준가 공시

 

차트를 보면 권리락 당일, 주가가 반토막(!!) 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00% 무증이므로 당연하겠죠! 물론 신주는 조만간 들어오니까 당분간만 반토막입니다 ^^

 

권리락 후의 주가

 

마치 권리락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권리락 기준가가 98,000원이므로 시초가부터 갭으로 상승한 것입니다. 실제로 4월 23일에는 약 9.6% 상승했습니다.

 

#3. 신주 상장

5월 14일에 추가상장 예정 공시가 나옵니다. 최초 예정대로 5월 20일에 상장되는 것으로 변경사항은 없네요.

추가상장 예정 공시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무증 공시 발표 이후 상승하던 주가는, 권리락 이후에는 꽤 깊은 폭의 하락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상증자로 인한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도 조금 더 떨어진 것 같습니다. 현재는 반등 중이네요.

 

바닥 찍고 열심히 반등중입니다.

 

씨젠의 과거 차트를 보면, 2020년도에 10배가량 엄청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준 후의 조정 구간이어서 무증의 영향이 단기적인 이벤트로 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2020년부터 진격의 씨젠 (보정차트, 주봉)

 

사실 무증에 따른 회사 가치의 변화는 없으므로, 장기적으로는 결국 실적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맺음말

이번 글에서는 무상증자란 무엇인지,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씨젠의 무상증자 과정을 통해서 무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무상증자 공시는 단기적으로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긴 한 것 같지만, 사실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실적으로 수렴하겠죠.

 

다음 글에서는 몇 가지 예를 들어서 무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금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