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란? - 액면가와 주가, 그리고 액면병합

2021. 4. 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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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삼성전자가 50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습니다. 265만원 가까이하던 주가는 5만원 대로 변경되어 거래되기 시작했죠. 또한 2021년 4월에는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액면가의 변경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러한 분할 과정을 거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과연 액면분할이란 무엇이며,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액면가와 주가

액면분할을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액면가와 주가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주식 거래를 할 때 보고 있는 것은 주가입니다. "오늘 주가가 얼마야?" 라던지, "오늘 주가가 얼마나 올랐나" 등등 주식 가격을 이야기할 때 보통 주가라는 말을 쓰죠.

 

그런데 HTS에서 종목 정보를 보면 액면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500원, 5,000원 등으로 나와있는데요, 이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 액면가란?

 

액면가는 주식회사에서 처음 주식을 발행할 때, 1주당 얼마로 할 것인지를 결정한 것입니다. 주식의 표면에 표시되어 있는 가격으로 실제 거래가와는 관계없이 표면가격을 의미합니다. 액면가는 자본금을 계산하는 기준이 됩니다. 

 

법인은 설립 당시 각 주주가 출자한 금액 총합을 자본금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주주는 발행 주식을 인수하고 그 대금을 회사에 납입합니다. 이때 주식의 1주의 금액을 정하게 되는데, 이 금액이 바로 액면가입니다.

 

자본금을 기준으로 주식을 발행하므로, 총 발행 주식수는 자본금을 액면가로 나눈 값이 됩니다. 거꾸로 말하면 액면가에 발행주식수를 곱하면 자본금이 되는 것이죠.

 

 

총발행주식수 = 자본금 / 액면가

 

 

예를 들어 자본금 5,0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주당 가격을 5천 원으로 정한 뒤, 총 1만주의 주식을 발행할 수도 있고, 액면가를 500원으로 설정하고 10만주를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액면가는 자본금을 몇 조각으로 나눌 것이냐를 정하고, 그에 따라 계산된 각 조각의 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상장법인의 경우 액면가는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의 6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무액면주식이 있는데, 국내 기업 대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으므로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무액면주식]

주권에 단가를 표시하지 않고 지분율(총 발행주식 가운데 특정 주주가 소유한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만 표시해 발행한다. 한국에서는 1956년 주식시장이 열린 이후 액면가 주식만 활용되다 2012년 4월부터 무액면 주식 상장이 가능해졌다.

 

무액면주식 예

 

 

국내 주식시장의 종목 정보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다양한 액면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종류의 다양한 액면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 종목의 액면금액 분포는 어떨까요?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증권시장별 액면금액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증권시장별 액면금액 현황]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모두 500원인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80%의 종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유가증권시장은 아직 5,000원인 종목의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 주가란?

기업의 실적과 전망, 기대감은 시시각각 변하게 됩니다. 기업의 가치도 그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겠죠. 하지만 액면가는 변하지 않습니다. 즉,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지는 못하죠.

 

기업의 가치를 투영하는 것은 바로 "주가"입니다. 분양가와 상관없이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거나, 한정판 제품들이 정가와 상관없이 웃돈 주고 거래가 된다던지 하는 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액면가는 주식 1주의 표면적인 금액일 뿐이며, 주가는 회사의 가치를 반영해 시장이 정한 금액입니다.

 

※ 일반적으로는 주가가 액면가보다는 높아야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평가됩니다. 코스피 상장기업은 주가가 액면가의 20% 미달인 상태가 30일간 지속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관리종목 지정 후 90일 내에 액면가의 20% 이상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됩니다.

 

2. 액면분할 이란?

앞에서 액면가는 회사 가치와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액면가는 바꿀 수 없을까요?

 

바꿀 수 있습니다.

 

액면가는 100% 고정적인 금액은 아닙니다. 이사회에서 결의한다면 변경 가능합니다. 물론 자본금은 유지되어야 하므로 액면가의 변동은 주식 수의 변경을 가져옵니다. 

 

 

액면가의 변경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액면분할 : 주식의 액면가를 나누는(분할하는) 것입니다. 즉, 액면가는 낮추고 주식 수는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천원짜리 주식 1장을 10장으로 쪼갠다면 액면가는 100원이 되겠지요.

 

  • 액면병합 : 주식의 액면가를 병합합니다. 즉, 액면가는 올라가고 주식 수는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오백원짜리 주식 10장을 1장으로 합친다면 액면가는 오천원이 됩니다.

 

이러한 주식 액면가의 분할/병합은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행하게 됩니다.

 

구분 내용 목적
액면분할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분할하여 주식 수를 증가 주식거래의 유동성 제고
액면병합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 주당 가격 상승으로 기업이미지 제고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어떤 주식의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어, 거래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행해집니다. 즉, 액면분할을 통해서 주당 가격을 낮추어 주식 거래를 촉진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100만원짜리 주식보다 10만원짜리 주식이 일반인들이 거래하기가 더 용이할 테니까요.

 

반대로 주가가 동전 수준으로 너무 낮다면 '심리적으로' 기업 자체의 가치가 낮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액면병합을 통해서 주당 가격을 올려주면 기업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최근의 기록을 보면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의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코스닥의 경우에는 액면병합의 경우도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근 5년간 상장법인 액면변경 현황]

 

[2020년 증권시장별 액면변경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액면분할 예

2018년도에 삼성전자는 5천원짜리 주식을 액면가 100원 주식으로 분할했습니다. 무려 50분의 1로 나눈 것입니다. 그래서 1주당 약 250만원 하던 삼성전자 주식은 액면분할 이후 1주당 5만원 정도의 주식이 된 것입니다.

 

 

 

보정 전 차트로 보면 아래와 같이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주식의 가격이 1/50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식의 수는 50배로 늘어났습니다.

 

액분 보정하지 않은 차트

 

주식 한주의 가격이 낮아진 만큼 개인의 참여가 좀 더 수월해집니다. 실제로 액면분할 이후, 거래대금과 주주의 수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4일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해 새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 중략

액면분할 후 삼성전자는 ‘국민주’로 탈바꿈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결산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주주는 136만52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분기 말(24만1513명)과 비교하면 약 5.65배 증가한 것이다. 또 올해 1∼4월 삼성전자 일평균거래대금은 1조2551억원으로, 액면분할 전인 2018년 1∼4월(7158억원)과 비교해 75.34% 늘었다.

출처: 비즈조선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올라갈까?

보통 액면분할을 하면 가격이 낮아지는 착시현상으로 (실제 가치는 변함이 없지만 주당 가격이 낮아지므로) 주가가 오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주식 수가 너무 적은 경우, 기관이 매수를 꺼려 저평가되었던 종목들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액면분할 자체로는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주가는 실적이나 전망에 따라 결정되므로 사실 주가가 액면분할 자체로 오르거나 내렸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설사 액면분할 공시 직후 기대감에 따라 급등한다 해도 결국 실적을 찾아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겠죠.

 

 

역대 최고가 종목의 액면분할?

상장폐지된 종목을 제외하면 국내 주식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주식은 SK텔레콤입니다. 한때 5,070,000원을 찍은 적이 있었죠. 실로 일반 개인은 어지간해서는 매수하기 힘들었겠네요.

 

SK텔레콤은 유동성을 높여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을 쉽게 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2000년도에 액면분할을 단행하게 됩니다.

 

SK텔레콤 10분의1로 액면 분할

SK텔레콤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5천원인 SK텔레콤의 주식 액면가를 10분의1로 분할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SK텔레콤의 주가가 28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4백20만원에 달해 액면분할을 통해

news.joins.com

 

최고가를 찍은 후 몇 달 후인 2000년 4월 경에 액면 분할을 단행하여 액면가는 500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다만, 액면분할 전의 최고점을 아직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IT 버블의 힘은 엄청났었던 거죠.

 

SK텔레콤 월봉

 

맺음말

이번 글에서는 액면가와 주가, 그리고 액면분할, 액면병합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액면분할, 액면병합 자체만으로는 기업 가치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이벤트만을 기대하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역시 실적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망할 기업은 망하고 갈 기업은 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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